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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발랄

훌훌 털어 날려라(예쁜 쓰레기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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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MBTI는 INFJ이다.

I로 시작한다고 해서.

주눅들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E만큼 활달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인생을 손해보고 산다는 느낌이 좀 든다.

 

오늘의 주제는 예쁜 쓰레기이다.

나는 왜이렇게 굿즈에 열광하는 걸까.

오늘도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븐일레븐에 들러 춘식이 키링을 깠다.(ㅋㅋㅋ)

3000원이었는데.

너무 귀여워서 하......

안살수가 없었다.

이것도 INFJ의 특징인 걸까?

눈에 한번 밟히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거?!

 

 

그리고 최근에는 좋아하는 배우의 시즌 그리팅을 샀다.

집에 썩어나는 게 달력인데도.

어찌보면 INFJ는 이성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기도 한가보다.

좀 감정적이고 감성적인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2인용 소파 한 자리는 거대 인형 2개가 차지하고 있다.

매일 낑기다 시피 해서 앉곤 하는데.

좀 더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ㅋㅋ)

 

 

INFJ라서 피곤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예쁜 쓰레기를 이런 식으로 모으다 보면.

언젠가 나의 뒤처리가 매우 곤란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부르짖으셨는데.

나는 완전한 소유를 주장하고 있구나.

영수증을 버리지 못하는 습성도 있다.

처음에는 블로깅을 위하여 남겨두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강한 집착을 보이며 영수증을 모으곤 한다.

 

어릴 때는 덴버 판박이 껌종이를 모았었다.

CD진열장에 기득 모아 넣어두었었는데.

엄마가 처분해 버려서 엄청 서운했던 기억이.

이것도 INFJ스러운 모습인가.

메모한 종이를 잘 버리지 못한다.

버리게 되면 뭔가 나중에 쓸모가 있는데도 찾게 될 것 같아서.

그런 수고를 방지하고자 쓸데없이 모아둔다.

그래, 애초에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이다.

 

 

그런 사람이 홀랑홀랑.

사람은 곧잘 버리곤 한다.

조금만 수틀리면 인연을 끊어버린다.

그래서 인맥풀이 자연스레 말라가는 중이다.

깊고 강한 유대를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나 스스로도 굉장히 외롭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면서도 휴대폰의 연락처는 끝끝내 지우지 못한다.

언젠가 다시.

연락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사람은 지우고 번호는 지우지 못하는 이런 아이러니.

INFJ는 미련도 많은가 보다.

어쩌면 나 스스로도 예쁜 쓰레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번에는 타지 않는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쓰레기라는 거네......(ㅋㅋㅋㅋㅋ)

 

 

자, 이제는 훌훌 털어 날려라.

INFJ도 자유롭고 싶다.

밖으로 향하고 싶다.

세상을 마주하고 싶다.

지독한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나도 허물을 벗고 날아오를 때인 거지.

예쁜 쓰레기가 마냥 예쁠 수 있도록.

내가 더 힘을 쓰자.

더 많이 청소하고 가꾸면 되는 게 아닌가.

걱정마 내 예쁜 쓰레기들아.

너희는 내가 있음으로 존재가치를 입증하는 거야.

내가 더 나아지고 발전할게.

라며 예쁜 쓰레기를 부여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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