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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우울

경로를 이탈해부렀다(feat.대학 전공선택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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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다.

내 인생에서 내가 길을 잃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는 교과서대로 살았고, 한 눈 팔지도 않았으니.

남들 하는대로만 하면 중간은 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너와 나의 교학상장의 시작이다.

 

 

주위에서는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는 채로 두라고.

귀에 먼지가 앉을 정도로 조언을 빙자한 참견을 했고.

그 말이 얼추 맞다는 걸 지금에서야 느낀 나는 패배자인 걸까?!

나는 대학 시절 내가 좋아하던 일본어를 전공으로 선택했고.

여전히 방황중이다.

한창 때 길은 열려 있었지만.

나는 교사라는 목표에 전념했고.

허나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너와 나의 교학상장 과연 이룰 수 없는 꿈이었던 걸까?

 

 

요즘 대학에서는 어문학과가 소멸하는 추세라고 한다.

내 모교에서도 과가 통폐합이 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저 안쓰럽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언어가 점차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나만 고여서 흐르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못내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너와 나의 교학상장은 자꾸 미뤄지고.

 

정말 제2외국어 하면 일본어.

이렇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 난리도 아니다.

그 시절에 편승하지 못한 나를 탓해야지 무엇하리.

주위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 컸을 것이다.

멀쩡한 청년이 꿈을 꺾어쥐고 고집을 부려대니 말이다.

이제는 조금 알것도 같은데.

너무 돌아온 것 같다.

내 인생이라는 길에서 나는 경로를 이탈해버린 것만 같다.

내비게이션이 끊임없이 경로 이탈 경고음을 울려대는데도.

나는 내 멋대로 내 맛대로 가시밭길을 택해 버렸다.

너와 나의 교학상장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인 거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늦었다.

라고 말한 박명수 옹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괜찮아. 하고 스스로의 등을 두드리면서.

전공으로 밥 벌어 먹고 살고 싶다는 나의 작은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꼭 일본어랑 관련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이제는 현실과 타협할 줄 알게 된.

서글프고 쪼그라든 나를 두고.

그래도 이대로 멈춰버리면 너무 아깝지 하고.

여전히 나를 격려 해 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오늘도 이른 아침 공기를 마시기 위해 창을 열어 젖힌다.

너와 나의 교학상장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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