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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우울

점멸하는 우리들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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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가 되었다.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사색하게 된다.

오늘은 왜 달이 밝아서 내 마음을 이렇게 요동치게 하나.

사실 달은 언제나 밝았고 변한 것은 내 마음뿐이었다.

사색러의 일과는 변함이 없다.

아침에 가족 사진 앞에서 한 번.

저녁에 달 앞에서 두 번.

허공을 향해 이런 저런 얘기를 건네 보는 것이다.

 

우리는 왜 점멸하는가?

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이유 없이 태어나서 또한 이유없이 삶을 헤엄쳐 나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나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이유가 새겨 박히게 된다.

사색러는 괴롭다.

나의 가치가 싸구려 네온사인에 불과하지 않을까 매일 고민한다.

 

 

언젠가 스위치를 끄면 툭 꺼져버릴 그럴 운명을 타고난 것 같아서.

고민하고 또 걱정하고 그런 모습을 허울좋게

사색한다는 멋진 말로 퉁쳐 버리곤 한다.

이 끝없는 불안과 걱정거리를 

내게서 뽑아내어 불사르게 해 다오.

사색러는 그렇게 빌어 본다.

 

 

우리의 시작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었듯.

우리의 끝도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쉴새없이 점멸하는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얼마나 더 헤메야 삶의 종착점에 다다르게 되는 걸까.

사색러는 오늘도 궁금증 가득 안고 의자에 앉아 

영겁의 세월을 거슬러 가 본다.

눈을 감으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에 서 있든 그 곳이 곧 사색하기 좋은 장소가 되는 마법의 주문.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오색찬란한 꿈들이 팡팡 하고

머릿속에서 오늘도 점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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