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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보 빈백
거실의 터줏대감인 쇼파를 떠올리면
조금은 가슴이 아려온다.
얼마나 같은 자리에서 뭉개댔는지
금이 간 자리의 가죽이 찢어졌다.
요기보 빈백
내 하루의 휴식을 책임지던 고마운 녀석이었다.
푸근하고 푹신한 그 품을 잊을 수 없겠지.
언제나 그 쇼파에 앉아 TV를 보곤 했었다.
드러 눕기도 하고 걸쳐 앉기도 하면서.
요기보 빈백
시간이 흐르면 물건은 낡고 헤진다.
사람도 그렇지 않던가?
오래된 관계는 너덜너덜 봉합하기 어려울 정도로
흩어지지 않던가.
내 관계의 끈들은 지금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된 상태다.
요기보 빈백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라고들 하던데
나는 수십 번씩 고치고 기워가며 살아왔다.
이런 잘못을 하면
또 잘못을 고치고 수정하고
어떤 일을 했을 때 성과가 좋으면
그걸 벤치마킹 해서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나는 이미 낡을 대로 낡아버린 쇼파와 마찬가지 아닌가!
요기보 빈백
이제 언젠가는 대형 가구 쓰레기장으로
향할 운명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집에 머무는 한 너는 나의 소중한 친구다.
그렇게 오래된 쇼파를 바꾸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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