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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록스
아빠는 항상 내게 좋은 것 최고의 것만 선사했다.
갖고 싶은 것을 귀신같이 알아채서 선물해 주셨다.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어쩜 그렇게 사려깊었을까.
크록스
그런 아빠에게 나는 뭘 해드렸던가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아
절망과 어둠이 밀려온다.
생일도 기념일도 챙기지 못했다.
왜 그랬냐고 반문하면
나는 나름대로 삶이 고단하고 바빴다고
그렇게 변명할 거리를 찾겠지만
참 나쁜 아이 였던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크록스
크록스를 보면 아빠가 떠오른다.
슬리퍼도 최신으로 맞춰 신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멋쟁이 아빠는
백화점에 가족을 끌고 가서 크록스를 사주셨다.
크록스
지비츠도 몇 개 쥐어 주시고
그렇게 뒷축이 다 닳을 때까지 신고 다녔던 크록스.
크록스와 안녕을 고하는 순간이 너무 힘들었다.
버리고 싶지가 않았다.
누가 선물해 준 것인데 그렇게 쉽게.
크록스
그러나 인생의 섭리는 헤어짐과 만남의 반복이었다.
내 손을 떠난 크록스는 다시 다른 슬리퍼의 형태로 내게 돌아왔다.
비록 아빠가 사 준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크록스에 새겨진 구멍의 수만큼이나
아빠는 하나하나 자신의 사랑을 담아
내게 선물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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