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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은 충동이었다.
하지만 여행이 점차 끝나갈 무렵에는
운명이라고 느끼게 된다.
새로운 곳 새로운 것들 새로운 냄새
모든 것들이 내 몸에 새겨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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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나서 새로운 것들에 둘러쌓인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행운이었고 희망이었고
뭔가 신비로운 활동이 내안에서 시작하려는
조짐같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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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람들은 여행을 기꺼이 좋아하나 보다.
내가 이렇게 푹 빠질 정도니까 말이다.
영감은 새로운 공간에서 찾아온다.
꽉 막힌 일도 관계도
여행 이라는 처방을 맞으면
왠지 술술 풀리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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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행 중독자가 되어가는지 모른다.
틈만 나면 여행갈 곳을 찾고
짐을 싸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런다.
그 길에 항상 함께 있어 주었던
캐리어를 질질 끌며
때로는 그 캐리어에 내 영혼이라도 실린 듯이
그렇게 소중히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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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여행은 거창했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할 수 있었다면
집 안 방구석에서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한다.
아냐, 새로움은 익숙함에서 오지 않는다.
그렇게 당신은 변명할지도 모른다.
괜찮다.
당신이 어디로 떠난다는 사실을 앞두고
두근 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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