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말했다.
당시는 상실의 슬픔에 휩싸여 있어서.
어떤 소리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가 있다고.
이태원 클라쓰였다.
펑펑 울면서 봤던 기억이다.
나는 OST를 굉장히 좋아해서.
영화든 드라마든 애니매이션이든 꼭 찾아보곤 한다.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부른 돌덩이 라는 곡이 귀에 꽂혔다.
가사부터 사운드까지.
나무랄 데 없이 극중에 잘 녹아든다.
원래 락사운드를 좋아해서 더 편애하는지도 모르겠다.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의 상실과 고통을 이야기한다.
그 달디단 성과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박새로이라는 인물이.
자영업자로서 성공하는 그런 단순한 이야기인가 하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거기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얽혀있고.
장근원이라는 악이 있다.
그리고 오수아와 조이서라는 두 명의 조력자도 있다.
이태원 클라쓰가 평범한 드라마에서 한 걸음 도약할 수 있었던 건.
청춘의 광기와 도전을 너무 미화하지 않고.
가족애와 엮어서 잘 풀어냈기 때문인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며.
다음 내용을 추측하기를 좋아하고.
대부분 그 추측대로 이어지는 내용에.
신물이 났을 즈음이었다.
새로운 드라마. 새로운 진행.
그리고 선명한 캐릭터들의 향연.
끝내주는 OST들.
극의 긴장을 더하는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까지.
뭐 하나 허투루 한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하다.
이태원 클라쓰 라는 명작이 나오기까지.
거기에 인생을 갈아 넣었을 스태프들의 공로와 노력이 숨어있다는 건.
꼭 눈 앞에 보이는 주연 배우들만이 공을 가로챌 일은 아니라는 걸.
일깨워 준다.
가정상황과 맞물려 정신없이 몰두하며 봤었다.
나도 그렇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서.
꼭 세상에 한 방 먹이겠다고.
다짐도 했었다.
배우들이 하드캐리하는 드라마도 흔하다.
작감배의 조화가 잘 맞아야 드라마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
그런 위험요소를 요리조리 피했던 이태원 클라쓰는.
XXX클라쓰 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유사 예능도 나왔었지.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머쥔다는 건.
고유명사를 획득하는 것과 같다.
이태원 클라쓰는 드라마 제목 그대로의 고유명사를 획득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안타까움을 생각해보면.
드라마의 성공을 좌지우지 하는 요소 중에.
시기성도 있겠구나 싶다.
너무 앞서나가거나 뒤처지지 않는 것 말이다.
다들 흥행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흥행 공식이라는 건 없어진지 오래이고.
어떤 경우는 유명배우가 잔뜩 투입되었는데도.
초라한 실적을 내거나.
관심에서 멀어지거나 하기도 한다.
이 무시무시한 정글에서 이태원 클라쓰는 살아남은 것이다.
그리고 김다미라는 여배우의 재발견을 또 이룬 것 같다.
박서준 배우는 더 영향력을 불리게 되었고.
안보현이라는 배우는 도약하게 된다.
출연 배우 하나하나 말하려면 끝이 없고.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일개미 같은 느낌이다.
이 드라마의 감동을 잊고 싶지 않아서.
가끔 검색도 해보고.
출연 배우들의 사진을 찾아보곤 한다.
이태원 클라쓰의 매력이 뭘까.
역시 맛깔나는 대사와 짜임새 좋은 스토리텔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거기에 작감배가 완벽하게 얹어져서.
훌륭하게 작동하는 예술작품이 하나 탄생한 거나 다름없다고.
거기에 찰떡같은 OST들도 빠질 수 없지.
종합예술의 경지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모두를 볼 때마다.
참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열혈 시청자가 느끼는 특별한 감정일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새로이가 암약하고 있겠지.
어두운 그늘 속에서 성공을 위해.
사랑을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을 부숴가며 애쓰고 있을 것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는 드라마였다.
드라마가 드라마로 끝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것 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마무리까지 서운하지 않았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였다.
그 클라쓰에 한번 다시 젖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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