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블링

루이비통 목도리 매고 데카트론 킥보드 바람에 휘날려

진지한하늘 2024. 2. 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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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트론 킥보드

어느 여름날의 일이다.

나는 무지막지한 언덕길에서 킥보드에 올랐었다.

그 산책로는 걷기에 특화되어 있는 좋은 곳이었다.

경치도 좋고 따스하긴 했지만

실바람도 솔솔 불어오는 그런 곳이었는데

 

 

데카트론 킥보드

가속이 붙어버린 킥보드는 통제가 되지 않고

심지어 길 끝에는 오가는 차량들이 위험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급 브레이크를 걸고

킥보드와 나는 하나가 되어 앞으로 고꾸라지며

찌그러질 정도로 망가졌다.

 

 

데카트론 킥보드

그 때 경험 이후에 

나는 다시 킥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것은 자의 아닌 타의로 인한 결과였다.

그 날 이후로 내 주변에서 킥보드는 사라졌고

위험물이라도 된 것 마냥 그렇게 되었다.

 

 

데카트론 킥보드

뺨에 상처는 습윤밴드를 며칠 붙이자 

감쪽같이 나았고

정말 다행이었다.

그러나 사건 당시에 주변에 사람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는 점과

뺨다귀에 피를 흘리며 걷는

초라한 내 모습을 떠올리면

왠지 킥보드 하고의 상성은 좋지 않은 듯하다.

 

 

 

데카트론 킥보드

그래도 그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여름날의 향기와 날아갈 듯한 내 몸뚱아리와

설레던 가슴과 친구들

나를 걱정해 준 사람들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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