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블링

널디 백팩 인가 엄브로 백팩 인가 고민하고 있을 때

진지한하늘 2024. 2. 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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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브로 백팩

나는 거북이처럼 등이 빵빵한 사람 이었다.

항상 무언가를 잔뜩 짊어지고 캠퍼스를 누볐다.

다 망가져 가는 스쿠터도 빌려 탔다.

탈 때마다 털털털 불안불안 했지만

드넓은 캠퍼스를 6분으로 끊기엔 충분했다.

 

 

엄브로 백팩

그 땐 왜 그리 보부상 처럼 

모든 짊을 다 짊어지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뭐 하나라도 없거나 빠지면 서운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후에 직장에도 

백팩을 메고 다녔다.

 

 

엄브로 백팩

사람들이 00씨는 짐이 많나봐?

라고 물었지만 수줍게 그렇다고 대답하고

무언가 필요할 때마다 옆에서 딱딱 꺼내 대령하니

대접도 점차 좋아졌다.

 

 

엄브로 백팩

우리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백팩을 멘 채로 대기하는 일 말이다.

무엇이 닥쳐도 술술 헤쳐나갈 용기는

백팩으로부터 나온 것 같다.

내 경우엔 말이다.

 

 

 

엄브로 백팩

앞으로도 나는

핸드백 보다도 백팩을 선호하겠지만.

그건 내 보부상적인 성정에서 온 일이지

딱히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짐이 한가득이라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두근두근 대지만

그래도 나는 백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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